✨나홀로 요기조기 삼만리: 수원 당일치기 뚜벅이 여행✨(ft. 하마터면 기차 놓칠뻔한 썰)
요즘 다들 "수원 가봤어?"라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왜 그리 질문을 하는지 이유를 밝히고 말겠다.
당일치기 수원여행, 생각만으로 설레기도 잠시.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거의 하루 종일 내렸다.
꿉꿉, 축축, 눅눅, 바람 쌩쌩...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건 다 옛말이라는 뜻 같다.
사당역까지 전철, 사당역에서 버스.
한 시간 반 넘게 걸리고... 수원까지 가는 버스는 나에게 조금 차멀미를 부르는 것 같다.
상봉역에서 서울역까지, 서울역에서 수원까지.
나는 기차를 타기로 결정했다.
조금 비쌌지만 그래도 기차여행은 항상 재미나고 정말 빨랐다.
하마터면 기차 놓칠뻔한 썰:
상봉역 승강장이 정말 길다.
기차가 저 멀리서 멈췄는데 왜 내가 있는 승강장 쪽으로 안 오는지 의아했다.
멈추고 몇 초 지나,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1분 있으면 내 기차가 떠난다!
전속력으로 뛰어서 기차에 탑승 성공!
TMI #1: 상봉역에서 서울역 기차 타려면 승강장 저 끝까지 가야 한다.
TMI #2: 상봉역에서 서울역까지, 서울역에서 수원역까지 각 30분 걸린다.
수원역 기념품 자판기
서울역엔 언제든지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기차로 30분 또 달려서 수원역에 도착했다.
수원역 건물 안에 수원역 기념품 샵이 있다.
좋아하는 색깔 중에 하나가 녹색이어서 너무 눈길이 가긴 했지만, 갖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가볍게 패스.
자... 여기서 또 다른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서울 사람들의 특징은 어디를 가든, 어떤 버스는 항상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수원역은 앞에 로터리여서 버스정류장이 여기저기 있었다.
어느 버스정류장을 가든, 버스를 놓치면 '도착 예정 정보'가 안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 카카오택시도 잡히지 않는다.
(아마 비가 꽤 와서 잡히지 않았을 듯하다.)
너무 난감했다,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드디어 버스 타는 데 성공!
수원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버스 탄 시간은 11시 40분...
찬 바람 불고, 이 정류장, 저 정류장 가고... 꽤 고생했다.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얼른 이 배 속의 거지를 잠재워 보자.
그렇게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연밀 만두집이다.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대기하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
다행히도 오랫동안 밖에서 대기를 하고 있지 않아서 먹을 수 있었다.
아님 그냥 포기하고 옆집인 수원만두에서 먹었을 것이다.
전통 중국식 만두를 먹게 될 수 있는 연밀.
나는 새우육즙만두만 시켰다 (나 홀로 여행이니).
토실토실한 새우에 육즙 팡팡!
시큼한 간장이랑 같이 찍어먹으니 매우 맛깔난다.
아마 이게 샤롱바오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거 먹고 제대로 샤롱바오에 꾳혔다.
트레이더스에 가서 샤롱바오를 꼭 사주고 말겠다.
하지만 내 기대치가 커서 그런 거 일까?
리뷰도 좋아서 나름 기대를 했는데... 조금 실망했다.
새우육즙만두를 시켰는데 6개에 13,000원.
콜라 아주 쪼금 한 거에 1,500원...
사장님 친절하시다고 했는데, 나 혼자 먹으려고 왔으니까 은근히 눈길을 줬고 툭툭 뱉는 말투가 약간 불편하다.
재방문 의사는 없지만, 새우육즙만두는 진짜 맛있어서 한 번쯤은 들려보는 것을 강추한다.
비가 오지 않으면 너무 예쁠 텐데.
팔각정, 방화수류정을 못 가봐서 너무 아쉽다.
(다음에 또 가야지)
매향교는 마치 옛날 전래동화에 나오는 그림에 쓰일 법한 다리 같다.
매향교를 따라 10분 동안 쭈욱 걸어서 입가심할 카페에 들어갔다.
바로바로 류온 카페.
야외에서 먹을 수 있지만, 비도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춥고 하니 야외 취식 불가.
대신 1층 윈도 뷰를 택했다.
내부는 매우 아담하다.
2층도 있지만, 2인 이상 앉아있기 적합한 세팅이어서 그냥 1층에 내려왔다.
다들 친구 또는 커플로 와서 그런지 2층이 다 만석이였다.
1층은 거의 사람이 없었다.
선택하기 잘했다.
주악으로 유명한 류온 카페, 내 첫 주악경험을 어떻게 시켜줄지...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번 물었을 때 시럽이랑 오일이 콱하고 맛있게 터진다.
일반 맛은 무슨 맛일지 모르겠지만 난 누텔라에 눈이 가서 누텔라 주악을 골랐다.
말차라테, 아주 탁월한 선택.
말차의 달고 씁쓰름함이 좀 니글거릴 수 있는 주악을 확 잡아버린다.
크림을 넣어서 그런지 매우 꾸덕하고 고소했다.
비멍 때리고 한잔, 비멍 때리고 또 한잔.
이러다 수원 여행 절반도 못해보고 여행 끝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정신 차리고 얼른 일어났다.
그토록 유명한 행리단길.
골목길에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왜 힙하고 유명한지 알겠다.
벌써 이 사진으로도 느낌이 온다.
더 힙해질 느낌적인 느낌이.
Biggie Smalls의 사진을 지나고 나니, 귀염 뽀짝한 소품샵이 보인다.
다름 아닌 럭희 (Luckhee)!☘️
Lucky라는 뜻 맞게 연노랑색과 클로버의 조합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너무 잘 어울린다.
나는 홀린 듯 들어갔다.
벌써 입장만 했는데도 인스타 감상 폴폴 난다.
들어가면 매우 아기자기한 용품들로 가득하다.
가장 핫한 소품샵이 여기가 아닐까 싶다.
들어가면서 마치 '앗! 귀여워~"라는 입장권을 들고 가는 듯한 바이브.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귀엽다고 꼭 말하고 둘러본다.
소품샵의 '소'짜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왜 사람들이 여행 가면 꼭 소품샵을 들리는 이유를 알겠다.
하지만 나한테 필요한 물건은 없었기에, 이번에도 패스.
한때 제로웨이스트 생활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의 목표가 제로웨이스트샵을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지금 방문하게 되었다니.
감격스러운 것도 잠시, 얼른 냉큼 들어가 보자.
너무 예쁜 샵.
들어올 때 매우 향기로와서 기분도 좋아졌다.
안 파는 게 없었다.
옷, 가방, 목걸이, 주방용품... 다 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고체향수.
비건제품은 써 봤어도 제로웨이스트 제품은 접해보지 못했다.
향도 은은하고 오랫동안 지속이 되는 것 같아 한번 사 봤다.
고체향수는 휴대하기 딱 좋아 언제든지 꺼내서 쓸 수 있다.
아, 그리고 이 가게에서 제로웨이스트 또는 채식 책을 판다.
그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 '제로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를 팔고 있었다.
살까 하다가 쿠팡을 찾아보니 쿠팡이 더 쌌다... ㅎㅎ
나도 이제부터 빵지순례를 가볼까 한다.
내가 갔던 빵집 2군데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는 호작도다.
안에서 조금 먹고 갈려고 했는데 이미 다 만석...
어쩔 수 없지, 포장해 가야겠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있지는 않지만 소금빵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한번 와본 곳이었다.
여기서 소금빵, 오페퍼빵, 뺑 오 쇼콜라, 황치즈 소금빵 이렇게 시켜보았다.
역시 맛집은 왜 맛집이라고 불리는지 알겠다.
고급진 퀄리티, 직원분들의 친절함까지.
집에 들고 왔을 땐 이미 눅눅해질 법한데 눅눅해지지 않고 쫄깃함이 아직도 유지되어 있었다.
두 번째는 인스타 감성 넘치는 파트브리제다.
파트브리제는 스콘이랑 에그타르트로 가장 유명한 듯하다.
여기 역시 높은 퀄리티로 빵을 판다.
내가 고른 것은 바닐라 빈 에그타르트, 살구잼 스콘.
동생에게 에그타르트 주는 순간 눈이 똥그래지면서 왜 인제 맛있는 에그타르트 집을 알게 되었냐고 말했다.
여기 바닐라 빈 에그타르트는 꼭 강력하게 추천드린다.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기차 탈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하필 비도 집으로 갈 때쯤에 그쳐간다...
아쉬운 마음에 근처라도 두리번거리는데, 건너편에 수원전통문화관이 있었다.
안내 표지판이 있으나 뭐가 뭔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이곳저곳 후비고 다녀봤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모든 행사는 취소된 것 같고, 뭔가 휑했다.
아마 비가 안 내렸으면 사람들로 붐빌 텐데, 산책식으로 다녀오면 좋을 듯하다.
그나마 이런 게 있어서 다행인 듯.
이런 게 있어서 재미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와서 많이 못 돌아다녀 사진을 많이 못 찍었기도 하고, 하필 눈다래끼가 나서 셀카를 더더욱 안 찍었다.ㅠㅠ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아픈 몸에도 노력하는 나의 정신!
역시 꽃이 있으니까 분위기가 산다.
나도 꽃옆에서 찍고 얼른 기차역으로 가야겠다.
되도록 짧았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할 수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
돌아올 땐 우등석 기차를 타고 왔다.
너무 편하지만 짧은 거리에 우등석을 탄게 무리수를 둔 듯하다.
그냥 일반 열차 탈걸.
너무 좋아도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ㅋㅋ
너무 짧아서 아쉬움만이 가득했던 뚜벅이 수원여행, 나중에 꼭 다시 도전할 것이다.
조만간 또 다른 전시회 탐방 블로그로 찾아뵙겠다.
그때까지 행복하실 날만 가득하셨으면 좋겠다.
